아빠 엄마





약속장소엔 엄마 먼저 도착했다고 한다.
아빠는 조금 늦었다던가 엄마말로 그때 아빠의 표정은
모래밭에서 소중한 걸 발견한 사내아이같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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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몰라 눈 마주쳐버렸는데 알았대도 별수 있었을까

석, 미정



간지러운 이야기를 쓸텐가
이 둘에겐
간지러운 이야기를 선사하는것으로도 표현할길 없는 고마움이 있다.
그래서 더욱 어떤 잃을 일도 만들고 싶지않다.
오래오래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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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작업실 남은 2개월여동안 껴들어가기로 했다.
 친구들이 찾아왔다.

사랑스럽긴.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랐다.

애를 키우는데 천기저귀를 한 3500번 간다고 했는가 그랬다.
그 얘기를 듣던 누가 걷기위해서 몇번 넘어져야하는지 아냐 물었다.
몇번인지는 못들었는데 생각해보자 나는 걷기위해 넘어진 적이 없던 것 같지않나.
나자마자의 우리는 몸 한번 뒤집기도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두 발로 걷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던지가.

한글을 깨치고, 구구단을 외우고, 시계를 보는 일 따위,
신발끈을 제대로 묶거나, 가장 높은 철봉에 닿는 것.
선물포장의 모서리 접기. 거울 안 보고 머리 묶기.
나무 뿌리와 땅의 경계를 표현하기위해 골몰하고.
왼손 오른손의 엄지손가락 위치를 생각않고 그리기까지.
우리는 그것을 자연히 해냈다. 아.
자연히 되었다는 것이 절로 된다는 것은 아님을
우리에게 지금 앞모습을 보이는 자연이 말하고있다.
때로 비정해 보일지라도 모든 것이 자연스레
그래서 그 자연스러움의 매순간을 필사적으로 이뤄간다.

새로운 것을 하기 전에




마지막 음미-
방안에서 픽사티브(정착액)를 뿌리다가 심폐기관이 픽스될 뻔했다. 나가서 뿌리긴 했는데 그런 방법으로 그림을 잡아두기 싫다. 앞으로는 그림에 픽사티브 처리는 않을래. 그림들이 사랑스럽다. 마지막으로 음미하자. 이것들을 뒤에 두고 새 것을 하기 전에.

작년이었던가 영문학과로 전과한 친구가 어떻게 문학을 멀리할수있느냐며 나를 타박했고 나또한 조금 수줍어져선 읽겠노라고 마음먹었었다. 마음 먹었대도 바로 마음 움직이진 않으니 작년, 결국 문학은 거의 손대지 못했고. 올해에서야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찾아 읽고있다. [올랜도]와 [자기만의 방], 그리고 지금은 [어느 작가의 일기]를 읽고 있는데 (-울프의 죽음 후에 그녀의 일기에서 글쓰기와 관련된 내용을 추린 것이다. 이 일기를 읽을 수 있어 행복하다.)
일기의 한구절을 소개한다.

1920년 5월 11일
나중을 위해 적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새 책을 쓰기 시작하면 그처럼 신나게 끓어오르던 창조력은
얼마 뒤에는 조용해지고, 좀 더 차분하게 일하게 된다.
의심이 생긴다. 그러다 체념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결심,
그리고 머지않아 어떤 형태를 갖추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든다.
조금 불안하다. 이 구상을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을까?
일을 시작하자마자 익숙한 풍경 속을 걷고 있는 사람처럼 된다.
이 책에서는 즐겁게 쓸 수 있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쓴다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다.
- 울프의 일기 中-

글쓰기가 좋다.


글쓰기가 좋다. 내가 글쓰는 걸 좋아한다고 알게 된건 얼마되지 않는다.
자기가 뭔갈 좋아한다고 의식하기까지도 시간이 걸리는 것은 놀랍다.
도대체 나답기가 나다운것을 알기가
인식으로 아는 나는 얼마나 작은가.
그래서 나를 온전히 좋아하기가 얼마나 힘든가.
... 니 이웃을 니몸처럼 사랑하랄때
이 권고에는 자기애가 전제되어있다.
그 자기애를 아름답게 꽃피우기까지
가족은 얼마나 중요한가. 동료는 얼마나 중요한가.
바른 사제관계는 얼마나 그리운가.
그 관계들 사이가 흔들려도 멀미하지 않는 나를 이루기는
얼마나 힘든지.
이유없이 지친 것 같은 날에 당신은 힘내기를 바랍니다.

예술이라던가

뭐든 포화되면 본래의 의미는 없다시피해지고
포화된 상태에서 외관 혹은 의미의 흉내만 남아서
몇십년전 누군가의 감상문만 축내다가
헷갈리기만 하는데 그냥 쉽게 생각하자.
이름표 단 것이 모두 사람은 아님.

달려간다


달려간다, 그러나
최초의 개가 무언가를 보고 짖었던 것에서
지금의 짖음은 무언가가 탈락한 것 처럼
너의 달려감도 이미 무언가가 탈락한 뒤다.
너는 너가 왜 달리는지 알지못하며 묻지 않으니
그 앞에 무엇이 나온들, 후회보다 빠르게 부딪힐테지.
그러지 않길 너와 내게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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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을 묻는 태도,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새로 묻는 태도를 배우기에 예술이 한 몫을 한다.
그 외에 그 것의 장점은 보시기에 좋은 것 외에 알 수가 없다.
아침이 생경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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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앉아야 할 것 같다.

산만한 문장 나열이 글이 써지게 하는 힘

보기에 좋다는 것 무엇인지
무엇을 드러내기에 보기에 좋은것인지
그래서 잘 그린 것은 뭔지.
잘 그린 것은 무엇을 드러내기에 보기에 좋은지.
왜 더 잘 그리고 싶은건지
무엇을 더 드러내고 발견하고 싶기에 더 보기좋고 싶은지
이미 있는 무엇은 왜 드러내야 드러나는지.
드러나길 기다리는 것은 숨은 것, 숨겨진 것 중 어느 상태에 더 가까운지

그 무엇은 작은 틈사이 드러나는 것의 모양으로 계시된다.
존재한다고.
구름에 가려진 태양은 따듯하고 생태양은 견딜수없다.
분명히. 따듯한 것은 구름이 아니다.
자, 그래서. 보기 좋은 것은 구름의 비유인가 태양의 비유인가

two


keyword - wanted

얼굴들





keyword - wanted

언제 끝날진 아무도 몰라도

이번 명절은 오지도 가지도 않아 음식을 많이 안한다.
여하튼 갈비 재고 더덕 다듬는걸 도우라고 하셨다.
그림을 그리는 참이라 그림그리고 가겠다고 했다
그럼 언제 끝나냐시길래 그건 아무도 모른다고 했더니
엄마가 알겠다고 하셨다.
조금있다가 생각하니 너무 행복한거야. 많이.

Saint.muscley

faces






keyword : wanted

아침에 아침이야기



졸다가 침을 흘리곤
'아, 침'이라고 말한
여느 아침의 이야기

햇살이 밝고 나른하게 졸다가
맑은 네 덕에 잠에서 깨다.

피카소


public art에 피카소에 관한 짧은 에피소드가 나왔다.
-게르니카를 보며 나치가 '네짓이지?' 라고 묻자
피카소는 '아니, 니들 짓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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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나 기타 등등, 실제 이야기의 진실 여부를 떠나.
이런 에피소드를 품을 수 있는 사람, 얼마나 좋은가.

어떤 모습의 일순간은



특히 얼굴에 손을 얹는 것 - 때로 동작으론 감정을 읽을 수가

8월 가나 옥상



석과 다영과 나는 조금싯 티들어가는 티간을 보내고 있었다만
즐겁게 시들고 난뒤 즐거웁게 다시 피어났다.

-f8옥상이 그리운 가나옥상
-티들어가는 석대

9월이 왔다.

내가 준비되면 열릴 것들을 기다리는 어느새 12달의 9월이다.
소소한 드로잉으로 9월 포스팅 시작.
너무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