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연스럽게 자랐다.

애를 키우는데 천기저귀를 한 3500번 간다고 했는가 그랬다.
그 얘기를 듣던 누가 걷기위해서 몇번 넘어져야하는지 아냐 물었다.
몇번인지는 못들었는데 생각해보자 나는 걷기위해 넘어진 적이 없던 것 같지않나.
나자마자의 우리는 몸 한번 뒤집기도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두 발로 걷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던지가.

한글을 깨치고, 구구단을 외우고, 시계를 보는 일 따위,
신발끈을 제대로 묶거나, 가장 높은 철봉에 닿는 것.
선물포장의 모서리 접기. 거울 안 보고 머리 묶기.
나무 뿌리와 땅의 경계를 표현하기위해 골몰하고.
왼손 오른손의 엄지손가락 위치를 생각않고 그리기까지.
우리는 그것을 자연히 해냈다. 아.
자연히 되었다는 것이 절로 된다는 것은 아님을
우리에게 지금 앞모습을 보이는 자연이 말하고있다.
때로 비정해 보일지라도 모든 것이 자연스레
그래서 그 자연스러움의 매순간을 필사적으로 이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