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누스와 넵튠을 곁들인 티부론

취미가 트위터이고 이상형은 넵튠인 레즈비언으로써 퀴어방송이 제시한 성소수자 사이에서의 티부, 끼순이 혐오라는 주제에 대해 글을 써봅니다. 사실 퀴어방송 애슼픔에 짧게 남기고 마치려던 것이었는데 적다보니 여자의 여자를 향한 '오빠가 알려줄게' 태도가 싫다에서 글이 확 뛰는 바람에 주말 내내 붙잡고 있었네요:)

자, 그럼 티부가 뭘까요? 부터 시작합니다.
티부*는 티나는 부치*의 준말로 부치는 레즈비언: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이면서 자신은 여성스럽지 않은 여성을 말합니다. 부치 티가 난다는 것이 어느 정도냐고 물으시면 저는 티부란 표현자체가 외양에 집중된 단어라고 생각해서 언뜻보고 남자인가?-할 정도라고 대답할게요. 세일러문에 우라누스를 떠올려보세요. 특히 사복입은 우라누스를..

*잠깐 짚을게요. 실제로 남자가 되길 원하는 여성FTM(female to male)의 경우는 자신의 여성성을 부정하며 상대에게도 남자로 인정받길 원하기에 레즈비언 범주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성전환수술을 안 받은 상태에서도 그렇습니다.

옷차림이나 머리스타일 행동은 자기한테 맞는 걸 택하면서 또 자기가 되고싶은 것을 택하는 거에요. 그저 옷차림과 태도의 자기표현에 대해 혐오로까지 올라온다는 것은 사실 그 외양의 무엇이라기보단 그 것이 다른 무엇을 떠올리기 때문이겠죠.

제 경우를 들어 말하겠습니다. 저는 남성스런 차림과 태도의 레즈비언을 볼 때 이 여자는 남성과 경쟁해서 이길수 없다고까지 사고가 진행되곤합니다. 여성이 열등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경쟁에서 지기 쉽다는 말은 타고난 체력과, 같은 노동을 해도 적게 벌며 승진의 기회가 적다는 수준의 이야기이고, 힘이 세고 몸이 크거나 그러한 우리팀이 많다면 높은 점수를 받는 게임에서는 남성이 우세한데 그런 경쟁이 대다수라는 거죠. 그리고 이 느낌엔 대게 불안함이 딸려옵니다. 이 불안함은 보호(받기/하기) 힘듦에 있고요.

전 우라누스가 남자보다 운동도 격투도 운전도 잘하고 부자인데 스타일마저 좋은건 그렇지않으면 우리누스의 매력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남자의 타이틀을 모두 획득한 여자가 되야하는 역할. 저는 우라누스가 극중에서 남자와 경쟁관계에 놓일때마다 실제의 남녀격차를 떠올리고 불안해집니다. 사실 불안이 먼저고 이유를 찾은게 다음이겠네요. 그러하므로 우라누스가 매번 이길지언정 우라누스의 오빠보다 오빠다운 매력은 제게 전혀 매력이지 않습니다. '전 오빠 안 필요해요. 절 싸움터로 데려가지 마세요.' 라는 거죠.

그런데 넵튠이 있으므로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넵튠은 타고난 여성스러운 아름다움과 수영으로 가꾼 탄탄한 몸매에 바이올린과 회화에 천재적인 재능을 떨치므로 뭇 세일러문들의 동경이 되는 여성이지만 그러나 보호받기를 요구하는 여성이 아닙니다. 그것은 더이상 우라누스가 여성을 보호하는 역할이 아니게 되면서 이 둘이 '여성(을/에게) 보호(하는/받는) 여성' 프레임을 벗어난다는 말이에요. 누구도 감히 우라누스에게서 넵튠을 빼앗으려 시도하지 않는 것은 우라누스가 강해서가 아니라 우라누스와 싸워 이기면 넵튠이 내꺼 이런게 아니기 때문이란거죠. 이렇게 둘은 생과 성의 싸움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강간의 공포 안녕! 물론 얘들은 지구를 위해 싸워야하지만 그런 일본인의 숙명은 제쳐두고요.

...뭐?...
....죄송해요! 이건 제 망상입니다. 이 둘을 안전지대에 놓고 싶은 제 망상의 로직이었어요....

여기 우리는 망상으로 벗어날 수 없는 우리의 싸움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티부와 끼순이 혐오를 더욱 쟁점삼아 극복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저도 이 글을 통해 극복 중이구요.

표면적으로 티부가 문제시되는 것은 1.레즈비언으로 보임 2.옆사람도 레즈비언으로 보임 이 두가지입니다. 

레즈비언이 레즈비언으로 보이면 유니콘과 달리 우리 반에도 있고 우리 과에도 있고 우리 회사에도 있고 동거도 하고 헤어도지고 불도 끄고 강도도 잡고 투표도 하고 정치도 하고 뭐 이렇게 당연히 존재하는 존재의 가시화로써 건강한 취급을 받아야하는데 왜 그렇지 못할 까요? 왜 혐오를 받기도 전에 성소수자들 스스로 혐오하고 눈에 안띄게 살려고, 살라고 할까요?

내 친구 티부와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니 사람들이 나까지 레즈비언으로 보네?
 '오 신남~~~클럽에서 찍은것도 올려야지' or '어 이거 위험하네 나를 위험에 빠뜨리는 티부 차단 ㄱㄱ'
다음 중 레즈비언이 택할 반응으로 쉬운 것을 고르시오.

이때의 티부 혐오는 숨겨왔던 내 성정체성을 폭로되게 할 존재라는 두려움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이 것은 티부가 악당이란 것이 아닌 성소수자가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살기 힘들다는 반증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소수자로 보이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면 안수기도나 혐오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고 직장을 잃거나 가족을 포함해 인간관계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나 전통, 법으로 이해와 인정을 받고 보호 아래 살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것은 티부나 끼순이를 배척하므로써 우리가 해결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소수자가 다수자를 상대로 제몫을 챙기려면 소수자끼리 연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연대를 하는 것은 우리가 이렇게 많으며 힘이 있으니 우리의 이익을 챙겨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하고 보여주는 일입니다. 정말 피 튀기며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꽤 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한데요. 일반인의 눈에 잘 띄는 티부와 끼순이들이 보배가 되는 이유는 이런 연대의 과정에서 우리를 눈에 띄게 해주고 정체화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보배 아니더라도 사랑해야해요. 티나게 있어주는게 어디야. 다들 숨어도 얘들은 숨지도 못해... 눈에 보이고 이름으로 불려야 그 이름 붙은 법도 안건으로 나오고 드라마에서도 확실한 캐릭터로 다뤄지면서 사회가 서서히 바뀌는 거죠. 그러니 사회를 앞장서 바꾸며 뭇매를 맞고있는 이 존재들을 힙하다고 여깁시다. 힙한 티부 힙한 끼순이.

그리고 때가 되면 우리 티부 우라누스를 건드린다니 그게 누구냐하고 결집하는거죠. 우리애 자꾸 기죽이기엔 우리가 너무 바르게 살았잖아요.

(끝)


이것을 그리는 지금 자세가 이렇다는 그림


지금 지내는 집 처마에 그럴싸한 새 모형 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