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가르키는 손끝을 본다고

달을 가르키는 손끝을 본다고 뭐라고 했겠다,
네가 달을 가르키니 달 보기는 커녕, 손끝을 쫓아 흘러내려와 너를 빤히 보는 사람.
달을 가르키는 손끝을 쫓아내려와 너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네가 온전히 달을 가르키는 물음일 수 없음을 깨달아라.
너는 달의 온갖 반영이며 너일뿐임을 지각한다.
질문과 대답이 각각으로 감지되지 않고 그것을 통해 드러나는 자아만이 유효할 때.
옥죄이며 다가오는 유효한 자아에 대한 발견을 확장된 의미라할까 압축된 의미라할까 정수로써의 의미라고 할까.
정작은 나를 보는 시선으로 스스로를 감지하는 것에 어쩔줄모를 따름으로 큰 오류인가.
아 식물이 되어간다. 작은 멸종과 작은 멸망의 먼 세대를 거쳐 여기에 심겨도 자라고 저기에 심겨도 자라는 식물로, 나의 건강함이 세상의 무엇이냐 묻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