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이리 7월호 김범작가입니다.



이번호는 김범작가입니다.

http://postyri.blogspot.kr/2013/07/2013-6.html
월간이리 링크입니다.

http://issuu.com/postyri/docs/postyri1307web/41?e=5641367/384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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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부터는 웹상에서 보시는 페이지의 하이퍼링크가 살려져있습니다. 따라서 클릭하시면 해당 작가의 블로그나 트위터 등으로 연결이 된다고 합니다.
편집장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6월에 한발짝도 못 움직였고 그에 덩달아 형편없는 기분입니다.
기분만 그렇고 형편없이 살진 않았지만 어쨌든 매한가집니다.
기운 빠지는 근황을 전하게 되어 면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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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 (Kim Beom)

‘왜 좋아?’ ‘그냥’
‘왜 좋아?’ ‘잘해서’
의 차이는 뭘까요?
‘좋다’와 ‘잘한다’는 틀립니다. 라는 말은 틀린 말이죠. 아시다시피 ‘좋다’와 ‘잘한다’는 다릅니다가 맞습니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분명히 다른 말이지만 혼용됩니다. 그리고 그 다르다-틀리다의 혼용이 문제되는 것은 저변에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차별정신이 깔려있기에 그렇고요. 좋다-잘한다도 마찬가지로 혼용되는 말사이인데, 이 경운 ‘좋다’의 의미가 워낙 넓게 쓰여 ‘잘한다’를 부분 포함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잘한 것이 좋다’라는 표현은 ‘좋은 것이 좋다’는 표현이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의미의 겹침은 다르다-틀리다와의 관계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분명히 해야 할 것임엔 마찬가지인데요. 가치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가버리기 쉽기 때문이에요. 뭔 소리냐면 잘한다-좋다-착하다/옳다로 넘어간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내게 좋은 것이 옳다로 스물스물 넘어가는 정신작용을 경계해야하는 거죠. 취미활동을 건강하게 발전시켜나가는 데에 중요한 부분입니다.
잘한다-좋다가 동어반복이 되는 중복 부분을 빼고 ‘잘한 것이 좋다’ 했을 때 잘한다-좋다는 좋다-잘하니까라는 판단과 근거의 관계인거죠.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 일컬어 ‘절대미’에 더 가까운 것은 내 기준에서 볼 때 잘한 것이고 그렇기에 좋은 것이지만, 좋다에 옳고 그름을 포함해버리는 실수를 한다면 그것이 사회의 도덕기준이나 가치평가의 영역으로 비어지는 거죠. 나에게는 좋은 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옳은 것이 되는 것은 아닌 것을 일단 못 박아야 해요. 이것이 당연한 것인데 때때로 의식하지 않으면 의식 사이에 교묘하게 감춰진 채 나도 모르게 작동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잘한 것이고 옳은 것이야. 너가 나와 다른 것을 좋아한다면 네 취향은 틀린 것이야.- 이렇게 자연스럽게요. 취미활동은 이런 태도를 경계하는 고도의 판단을 겸해야 하며 결국 취미활동으로 정신은 더 자랄 수 있게 됩니다.
잠시. 개인의 취향을 절대미로 말해서 싫으실지 모르겠는데요. 집단의식이 공유하는 미가 어떻든 제겐 절대라는 개념은 절대적으로 개개인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그 절대를 추구하는 개인들끼리는 절대를 추구한다는 것만 공유될 뿐, 그 ‘절대’는 같지 않은 것이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절때리세요. 제 생각엔 절대가 절대인 것은 절대라는 개념 하에서만 절대인 것이고 개개인에게 절대는 다르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고, 내게 좋은 것이 옳은 것은 아닌 하에서 그리고 우리서로는 진짜 많은 부분이 같은데 개성인 부분만 다른 하에서만큼 ^^ 우리의 절대는 다릅니다-라는 것.
김범 작가의 작업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게시판의 포스터. 아마 2010년 아트선재에서의 개인전 알림 포스터였던 것 같습니다. 치타가 영양을 쫓는 영상을 영양이 치타를 쫓는 것으로 보이게끔 편집한 비디오 작업의 캡처가 그 포스터에 있었고요. 작품 제목 및 연도는 [볼거리(spectacle) 2010]입니다. 와, 좋다. 라고 생각했죠. 사실은 사진 작업인 줄 알았다가 후에야 비디오인 것을 알았지만.
이 경우에 ‘잘해서 좋다’를 적용하려면 무엇을 잘했다고 해야 할까요. 일단 예술작품이니까 미적인 의미에서 접근해야할까요? 아니면 비디오 작업이니 기술인 영상편집을? 이런 경우엔 발상을?
이렇게 그냥 좋다에서 멈추지 않고 왜 좋은가를 찾는 일. 즉각적으로 느낀 ‘좋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거슬러 올라가는 경험을 하도록 만드는 작품은 성공한 것일 겁니다. 어떤 것이든 거슬러 올라가는 경험은 결국 내가 본 작업을 마지막 도미노로 삼아 넘어진 도미노의 과정을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도착한 첫 번째 도미노에는 어떤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세계관이 되었든 미적 기준이 되었든 간에요. 그 것은 절대미와 닮아있고, 내지는 닿아있고요. 사람들은 절대를 추구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작업이 되었든 삶의 다른 것에 있든 본인의 여정이나 결과물이 절대를 암시하거나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접했을 때 때로 그냥 좋다는 말로 두루뭉술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말로 표현이 안 되거나 말로 표현을 할 필요가 없거나인데 가끔은 말로 표현할 테면 말로 하지 뭣 하러 작업을 하나 싶기도 하니까. 좋아서 좋음을 내세우죠. 저는 김범 작가의 작업의 방향이 가르키는 절대에 공감을 하며 그것들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 것은 즉 그냥 좋습니다. 그리고 그냥 좋기에 왜 좋은 가를 찾도록 시작하게 하는 것이고요. 그러니 ‘잘해서 좋다’보다 때로 ‘그냥 좋아’가 더 가능성을 품은 말일 겁니다.


글·그림 지인 freshdrawing.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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