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담그고 있을 때 그래도 소중했던 나의 웅덩이.

발 담그고 있을 때 그래도 소중했던 나의 웅덩이.
빠져나온 지금 그 웅덩이를 멍하니 응시하며
저 흙물들이 나의 소중한 책이었고 의자였고 빵이었고 음료였던가 한다.
여전히 그것이 책이며 의자며 빵이며 음료인 사람들.
-내가 경멸한다면-

-아니다-
누구나 책이며 의자며 빵이며 음료를 자기의 웅덩이에서 끄집어낸다.
흙물 웅덩이에 가만히 앉아 맑아짐을 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것.
나는 나의 맑은 웅덩이를 찾아 헤매며 여러 웅덩이의 흙탕을 참지 못한다.

시간이 흐르고 그 시간의 때가 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