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당연하여서

내게 너무나 당연해서 주장하거나 그리지 않던 것들을 따로 떼어 들여보고 꿰어 구슬목걸이 서말로 모을때, 나는 주제파악을 한 셈일까.
침해당하지 않은 나를 기본으로 할 때, 나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채로. 두 세계는 만나지도 다뤄지지도 않는다. 나의 세계에는 중심도 변두리도 있지 않다. 홀로 있으니.
홀로 있을 때에야 자연스러워지는 것들과의 즐거운 노닥거림. 여기에 벽이 있지. 너가 놓임으로써 생기는 전후와 인과. 안팍과 상하와 종속 모든 것을 배제하는 벽이. 여기에 벽이 있다. 벽과 나의 안전.
여기에 나와 같은 결들이 있어. 침해되어 쫓겨온 작은 것들. 여기에 모여 같은 결에 안도하고 있어. 수많은 구슬들이 한 결로 빛난단다.
세상을 대하는 여전한 아이의 태도로. 내 손은 주먹을 쥐지도 뺨을 치지도 않는다.
내 일면은 끊임없이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 자라지 않는다. 눈부심도 어둠도 없고 희미한 회색을 사랑하여 더듬는.
이곳은 내게 너무나 당연하여서 앉은 나는 조용히 구슬을 꿰어.